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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7-28 08:56
문제는 경영 이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58  
산업 현장에서 경영 책임자로 활동하는 동안에 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을 여러 차례 할 기회가 있었다. 그 때마다 내가 청중들에게 빼 놓지 않고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사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의 반사적으로 여기 저기서 답변이 튀어 나온다. 다른 질문에는 소극적이던 청중들이 놀랍게도 이 질문에는 쉽게 반응한다. 그리고 그 반응은 나의 예측을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10명이면 9명이 ‘이윤 창출’이라는 답변을 내 놓기 때문이다. 때로는 한 발 더 나아가 ‘이윤 극대화’라는 답변을 내 놓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 청중들의 구성이 대학생이건, 기업의 대표나 임원들이건, 중간관리자건, 사원이건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는 면접 중에 이 질문을 받은 명문대학 출신 경영학도들조차도 마찬가지였다. 경영을 전공한 나로서는 사업의 목적을 ‘이윤 창출’이라고 명시한 교과서를 접해 본 적이 없는데 그들은 어떤 교과서로 공부했는지 매우 궁금한 일이다.

이번에는 ‘우리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두 번째 질문을 던진다. 대답이 좀 다양하게 나오지만 대체적으로 ‘행복하기 위해서’로 수렴된다. ‘그렇다면 돈은 왜 버는가?’라는 이어지는 질문에는 ‘돈은 행복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앞에 두고는 목적과 수단을 명확하게 구분할 줄 안다. 그런데 왜 기업 활동에 대해서는 그 두 가지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수단과 목적을 혼동한 상태에서 경영이 올바르게 수행될 리는 만무하다.
이윤 창출이 사업의 목적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이윤 창출은 사람마다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 때문에 조직의 구성원들을 도저히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할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조직 전체를 단기 목표 달성에 몰입하게 하고 편법과 반칙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이윤 창출’이 ‘이윤 극대화’로 한 발 더 나아가면 탐욕이 발동하게 되며 그 궁극적인 종착역은 파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영자가 사업의 목적부터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그로부터 파생되는 경영의 기본 원리를 제대로 알고 있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기본 원리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경영자는 자신의 개인기와 직관에 의존하는 주먹구구식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 원리에서 벗어나 직관에 의존하는 경영은 매우 불안정하고 한 순간에 조직을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으며,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찾는 것도 어렵게 만든다. 이는 기본기를 잘 갖추지 못한 운동선수일수록 심각한 슬럼프에 자주 빠지며,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불과 50~60년 사이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기적을 창출해 온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경제 전반의 성장 잠재력이 둔화되고 무언가 큰 벽에 막혀 답답한 상태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의 상황을 들여다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나는 그 원인을 ‘주먹구구식 경영의 한계’에서 찾는다. 상당 수의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창업이래 수십 년 동안 그 창업자와 추종자들의 개인기와 직관에 의존하는 형태로 운영되어 왔으며, 기업의 규모가 커진 지금까지 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는 그 주먹구구식 경영을 ‘경영의 기본 원리에 입각한 경영’으로 전환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경영자가 반드시 알고 실천해야 할 ‘경영의 기본 원리’는 무엇일까? 100년이 넘는 경영학의 역사를 통해 수 많은 경영자들과 학자들이 나름대로의 경영 원리를 발견하여 체계화시켜 왔지만,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기본 원리를 꼽으라면 내 생각에는 ‘고객 지향’, ‘인간 존중’, ‘전체 최적화’의 세 가지가 아닌가 한다. 나는 이 세 가지 기본을 충실히 실천하는 경영을 ‘참 경영’, 혹은 ‘착한 경영’ 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그 각각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에 따르면 사업의 목적은 ‘고객의 창출’이다. 사업이란 이 세상을 위해 소용이 되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에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는 고객들이 있어야만 그 가치는 가치로서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을 창출하지 못하는 조직은 결국 소멸한다. 다시 말해 고객은 조직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담보하는 전제조건이 된다. 그러므로 고객을 경영에 중심에 두고 모든 활동의 출발점으로 삼으며 모든 경영 활동을 고객 지향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경영의 기본 중의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 피터 드러커는 또한 ‘경영은 사람에 관한 것이다(Management is about human beings).’ 라고 정의한 바 있다. 조직은 사람들로 구성되며 그 조직의 경영 또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없이는 구성원들을 조직의 목적에 헌신하고 몰입하도록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인간 존중은 조직이 보유한 가장 소중한 자산인 사람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들의 역량을 성장시키며 지속적으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1930년대에 조직에 관한 가장 체계적이고 권위 있는 이론을 최초로 정립한 체스터 바너드(Chester Barnard)는 조직을 ‘협력 시스템’으로 이해했다. 즉, 조직이란 공통의 목적 달성을 위해 두 사람 이상의 구성원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행동이나 힘을 조정하는 협력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는 개인이나 부분이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달성했더라도 조직 전체가 지향하는 목적이나 목표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는 조직 내 모든 활동들이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해 일관성 있게 정렬되어 상호작용 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조직을 개인들의 단순 집합이거나 부분들의 단순 합으로 이해하는 경영자나 관리자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각 개인이나 기능 조직들에게 따로 따로 목표를 부여하고 자신들의 목표 달성에 몰입하도록 하면 조직 전체가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은 꽤 널리 퍼져 있다.

문제는 이러한 ‘참 경영’을 배울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 ‘참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일하면서 배우기는 어렵다.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대학들, 더군다나 경영학과에서도 이런 지식들을 잘 가르치지 않는다. 대학원이나 MBA 코스는 그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 대부분 경영학을 여러 분과로 쪼개서 각론 위주로 가르친다. 협력 시스템으로서의 조직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경영의 기본 원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 지는 것 같다. 마치 각론을 잘 배워 합치면 경영학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대학은 마치 취업 준비용 단과반 학원을 연상케 한다. 그러다 보니 조직을 협력 시스템으로 이해하면서 보다 본질적인 경영 원리를 통찰했던 경영 구루들은 경영학과의 주류 과목에서 벗어나 있거나 아예 다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이자 최고의 경영 구루로 추앙 받는 피터 드러커 조차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핵심에서 벗어나 있다. 앞서 언급한 체스터 바너드, 시스템 사고와 학습이론의 대가인 피터 센게(Peter Senge)도 마찬가지다. 경영 이론가가 아닌 실천가 쪽으로 가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린(lean) 생산방식의 창시자인 오노 다이이치와 제약이론(TOC)의 창시자인 엘리 골드렛(Eliyahu Goldratt)은 학교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것 같다. 2차 대전 후 일본 경제의 부흥을 이끈 에드워즈 데밍(Edwards Deming)의 경우 대표 저서는 번역조차 되어 있지 않으며 심지어는 그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도 많지 않을 정도이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 대학의 경영학과와 MBA 과정에서는 경영학을 배울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리 과한 말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바로 주먹구구식 경영을 ‘참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경영의 기본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철저하게 실천하는 것, 다시 말해 ‘Back to the Basic’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대학 모두가 경영의 기본 원리를 기본부터 다시 탐구하고 철저하게 학습하면서 실천해 나가야 한다. 또한 이론과 실제가 잘 조화된 완성도 높은 경영 이론을 확립하기 위해, 기업과 대학이 서로를 보완하면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함께 연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